당뇨병은 과연 불치병일까?
2019. 06. 13

<내분비대사내과 허지혜 교수>

 

최근 당뇨병 환자 수가 부쩍 늘고 있다. 2018년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세 이상 전체 성인의 13%가 당뇨병이고,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29.8% 가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처럼 당뇨병은 우리 주위에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되었다. 많은 환자들이 당뇨병이 진단되었을 때 질문을 하는 것이 과연 당뇨병은 완치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당뇨병은 완치되지는 않는다. 한 번 진단이 되면 평생 당뇨병을 가지고 가는 것이고, 꾸준히 관리해야하는 질환이다.


다만, 당뇨병은 진단 받았다 하더라도, 혈당이 목표치에 잘 도달해 있는 상황이면, 반드시 약을 먹을 필요는 없다. 당뇨병은 결국 눈, 콩팥, 심장질환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 목적이기 때문에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가 떨어진다고 알려진 목표 혈당치로만 잘 조절된다면 굳이 약을 복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처음에 혈당이 높아서 당뇨병 약을 복용을 시작하였다 하더라도, 추후 혈당 조절이 목표치에 도달하여 그 상태가 잘 유지된다면, 당뇨병 약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 및 꾸준한 운동 병행, 체중 조절 등과 같은 전반적인 생활 습관 교정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문의하는 돼지감자, 여주, 노니 등과 같은 건강식품은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도 없고, 오히려 간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혈당이 잘 조절되어 약을 끊었다 하더라도 식사와 운동 요법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혈당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액 검사 및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없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 해당되는 상황이다. 인슐린 분비가 아예 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 다시 말해 소아 당뇨병 환자에서는 아직까지 인슐린 주사 요법 이외에는 대체할 수 있는 치료는 없다. 그나마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췌장이나 췌도를 이식하는 치료가 시도는 되고 있으나 비용이 매우 비싸며,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하는 불편함도 따르기 때문에 많이 시행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인공 췌장’ 이라는, 환자의 혈당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따라 인슐린 주입량을 알아서 계산하는 형태의 인슐린 펌프 기계가 최근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저혈당을 예방하고 혈당 개선 등 매우 좋은 결과가 보고 되고 있으나, 이 역시 가격이 매우 비싸고 고혈당/저혈당 알람 소리나 기계를 몸에 지속적으로 부착해야하는 불편감이 있어 아직까지 널리 보급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당뇨병은 완치가 될 수 있는 병은 아니다. 그렇지만,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적정 체중 유지와 같은 노력을 하여 잘 관리하면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일 없이, 그리고 경우에 따라 약도 복용할 필요도 없이, 말 그대로 당뇨병 진단명만 가지고 살 수 있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당뇨병 약 또는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였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꾸준한 노력을 하면 언제든 약과 인슐린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