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에는 어떤 증상들이 나타날까요?
2019. 09. 23

    

<마취통증의학과 이영복 교수>

 

요즘은 일반인들도 대상포진에 대하여 비교적 잘 알고 있어서 전에 대상포진을 앓았던 분들이 주위의 사람들 중에 대상포진 환자가 발생하면 피부병변을 보거나 증상을 듣고 대상포진일지도 모른다며 진단을 내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대상포진은 띠 모양의 수포가 발생하면 쉽게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초기에 피부병변 없이 통증만 발생하는 시기에는 의료인들도 진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이란 병명은 피부에 물집(수포)이 띠 모양으로 발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수두 바이러스가 침입하여 우리 몸의 신경계통에 잠복해 있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면서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고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에 병변을 발생하게 합니다. 그래서 대상포진은 피부에 발진이 나타나고 물집으로 진행되고 그리고 가피가 되어서 치유되는 피부질환이기도 하지만 대표적인 통증질환이기도 합니다. 바이러스 균이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신경 자체에 병이 생기는 신경병증성 통증을 나타내서 환자들은 가족들도 알기 힘들 정도의 매우 심한 통증을 겪기도 합니다.


대상포진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초기에 나타나는 전구증상과 특징적인 증상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전구증상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통증이 나타나기 전에 피곤하거나 또는 열감 등의 감기몸살 같은 증상이 먼저 나타나게 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신경통증은 피부발진과 동반되어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발진보다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피부의 감각이 둔하거나 반대로 예민하거나 또는 화상을 입은 것 같은 화끈거리는 통증이 동반되고, 심한 경우 칼로 찢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옷이 피부에 스치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게 되는 이질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원하실 때 옷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손으로 옷을 들어서 오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피부병변은 처음에는 발진이 생기는데 국소적으로 작게 나타나거나 크기에 따라 띠 모양을 형성하기도 하고 그 다음에 수포로 변합니다. 이런 피부병변은 몸통에서는 등에서부터 앞가슴이나 복부로, 팔 다리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띠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수포는 가피를 형성해서 대개 2,3주 내로 치유되지만 수포의 심한 정도나 이차감염 여부에 따라 흉터가 남을 수도 있습니다.


내원하는 환자분들 중에 몸의 양측으로 통증이 있을 때에도 대상포진 아니냐고 묻는 경우도 있는데 대상포진은 거의 모든 환자에서 좌, 우측 중에 편측으로만 발생합니다.   대상포진은 얼굴, 두피, 목, 팔, 몸통, 엉덩이, 다리 모든 부위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얼굴에 발생하는 대상포진은 두개골 내에서 나오는 뇌신경으로 주로 얼굴의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을 따라 생기기 때문에 이마와 얼굴, 턱 부위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눈에 발생하면 안과진료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귀나 귓속에 발생하면 드물게 얼굴의 근육운동을 담당하는 안면신경을 침범하여 안면마비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굴 이외의 부위에 발생하는 대상포진은 척추 안에 있는 척수신경가지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척추신경을 따라 피부병변까지 나타나게 됩니다. 이 신경들은 감각과 운동기능을 모두 담당하기 때문에 팔, 다리에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통증과 함께 팔, 다리의 감각이나 운동기능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엉덩이에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방광기능에 장애가 와서 소변보는 것에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드물게 피부에 병변은 없으면서 통증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이때에는 진단이 어렵고 늦어지기도 합니다.


 여러 증상들로 대상포진이 의심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