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고관절 골절과 근감소증
2019. 11. 28

  <정형외과 정회정 교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급속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를 지나 2017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며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 사회의 진입을 통계청은 2026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저명한 저널인 Lancet에 2017년 실린 연구에 따르면 2030년에 한국에서 65세인 여성의 기대 수명은 25년 이상으로 90세를 넘기며 세계에서 가장 기대 수명이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최근 고령의 고관절 골절은 언론 매체를 통해 자주 등장하여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둘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10여년 전에 비해 고관절 골절의 발생이 많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그 발생 연령도 매우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면 10여년 전에는 70대 골절이 평균이었다면 지금은 80대 골절이 평균이 되었을 정도이다. 고관절 골절은 고령의 골다공증이 있는 분에서 흔히 발생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골절의 위치에 따라 대퇴골 경부 골절과 전자간부 또는 전자하부 골절로 나뉘며 그에 따라 치료도 고관절 인공관절치환술 또는 골수정을 이용한 내고정술 등이 시행된다. 고령인 만큼 내과적 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기에 수술 전후 합병증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수술 후 이전의 보행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빠른 수술 시기와 술 후 빠른 보행이 치료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 발생 후 수술 전 기능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요인은 다양하다. 그 중 최근 주목 받는 것은 근감소증(sarcopenia)이다. 인간은 약 642개의 근육을 가지고 있으며, 근육은 체중의 40~50%를 차지하며 자세를 잡고, 보행을 하며, 숨을 쉬게 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런 근육량은 30대 이후로 점진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보통은 남성이 여성보다 근육량이 많으며 근육의 소실은 여성에서 더 빠르게 발생한다. 근감소증은 근육의 질량과 힘이 점진적으로 감소하여 쇠약함, 독립성의 상실, 신체적 장애, 그리고 사망의 위험이 증가하는 증후군이다. 최근 근감소증이 복부 수술, 암 수술 후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연구가 발표된 후, 고관절 골절 후 근감소증이 동반된 경우 사망률이 더 높음을 보고하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따라서 고관절 골절 수술 후 다시 이전의 기능으로 회복하기 위해 근감소증을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겠다.

 

근감소증에 대한 연구는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는 운동 및 식이 요법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 치료로는 일주일에 2회 이상 60분 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저항 운동)을 3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식이 요법으로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 및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가 하지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비타민 D와 칼슘의 섭취 또한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근감소증은 신체적인 취약함을 유발하여 낙상의 위험을 높여 고관절 골절 등 고령에서 여러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치료는 꾸준한 저항 운동을 바탕으로 한 충분한 영양 섭취(단백 식이, 아미노산 섭취, 비타민 D 및 칼슘의 섭취 등)가 근감소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늘어나는 노년 생활만큼 더욱 중요한 것은 건강함을 지속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 생활을 위해 근감소증에 대한 관심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