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수술, 고령의 나이에도 가능 할까?
2020. 01. 21

 <흉부외과 홍순창 교수>

 

- 누구에게나 살고 싶어하는 마음은 같은 것이다,,,심장 수술, 고령의 나이에도 가능 할까?


2011년을 기준으로 한국인 여성의 평균 수명은 84.4세, 남성은 77.6세이며 남, 녀 합친 평균 수명은 81세이다.

 

최근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 보건대학 연구진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을 대상으로 기대수명을 분석한 결과, 2030년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세계 최초로 90세를 넘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인구의 노령화는 다가 올 자연스런 미래의 일부분 인 것이다. 사람의 생명 연장 과 직결되는 심장 질환, 그 중에서도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 중 지금 이러한 노령 인구들이 점차 증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노령 인구들이 심장 수술과 관련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현재의 자신들의 연령에 대한 불신감 때문에 주저하거나 망설이며 고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위 의 연구 결과들을 고려해 보면 80세에도 건강하게 더 인생을 영위 해야 것 같다.

 

6년 전 86세 여환을 응급 심장 수술을 시행 하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 했다. 밤 10시 가까이에 보호자들과 수술 설명 및 면담을 시행 하였는데 수술의 고위험군이며 고령의 환자 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자들이 수술을 시행할 것을 결정 하였다. 여성의 평균 연령 이상을 사셨는데 나의 예상과 다른 결정을 하는 모습에 당황하며 필자는 응급 수술을 시행 하였고 필자의 우려와 다르게 수술 후 4주간의 입원 치료 후 퇴원 하였다. 퇴원 후 2주 뒤 첫 외래 진료를 위해 진료실로 들어서는 환자분의 모습을 보고 필자는 마치 머리에 무언가를 맞은 듯 깜짝 놀랐다. 86세 심장 수술을 받은 지 몇 주 정도 된 환자가 깨끗하게 밝은 화장을 하고 웃으며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사실 수술 전 면담 때 발생 가능한 모든 합병증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호자들에게 설명 했던 필자는 너무 얼굴이 뜨겁고 환자를 대면하기 미안스러웠다.

 

만약 나의 단순한 의학적 사고로 이 환자의 수술 여부를 단편적으로 결정 했더라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아마 지금의 이 건강한 모습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필자는 고령의 심장 환자 들을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실제로 80세 이상의 환자들에게서도 좋은 결과들을 볼 수 있었다. 2년 전 본원에서 필자는 아마도 우리나라 심장 수술의 기록일지 모르는 숨이 차서 눕지도 못하는95세의 환자에게서 대동맥판막 치환술과 관상동맥 우회술을 동시 시행 하였다. 위의 환자의 초기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엄두도 내지 못 했을 것이다.

 

물론 심장 수술은 일반적인 생각으로 매우 어렵고 두렵고 무서운 치료 방법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특히 자신들이 살만큼 살았다고 생각 하는 고령의 환자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굳이 왜?” 라며 스스로를 포기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인간의 삶에 관한 소중함에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 없는 듯 하다. 무병장수가 삶의 희망일 수도 있지만 병을 치료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 역시 지금의 의료 환경에서 중요한 삶의 방법 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위의 95세환자는 97세인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걸어서 외래 진료를 잘 받고 있다.